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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와인 투어(와이너리 투어(winery tour))
작성자 : 푸른 작성일 : 2007.05.01 조회 : 2631

토종와인 만드는 '와인 코리아' 대표 윤병태


"말 한마디 때문에 와인에 코 꿰였죠"

도지사에게 포도 가공공장 건의했다가 덜컥 사업맡아

프랑스 보르도·부르고뉴에 위장취업해 노하우 터득




▲ 프랑스 와인공장에 위장취업까지 하면서 와인을 터득한 윤병태씨. 그가 포도로 처음 만든 술은 '막걸리' 였다. 물론 대실패!


와인의 ‘와’자도 모르던 마흔일곱 먹은 사내, 어느날 그놈의 와인에 ‘코가 꿰였다’.


충북 영동에서 연수원을 운영하던 1992년, 도지사가 온다는 말에 군수에게 “포도 과잉생산으로 인한 농민 피해를 막으려면 포도 가공공장을 만드는게 좋겠다”고 한마디한 게 실수.

자, 실수에서 시작해 제대로 된 국산 와인을 만들게 된 사내, 윤병태 이야기.

“지난 92년이었을 겁니다. 당시 충북도지사께서 영동군을 방문하시기로 했지요. 군수께서 ‘도지사가 오시는데 건의할 의견이 없겠느냐’고 물으시데요. ‘과잉생산으로 인한 농민 피해를 막으려면 포도 가공공장을 만드는게 좋겠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랬더니 군수가 ‘좋은 아이디어다, 굿(good)이다’라면서 ‘도지사 앞에서 직접 마이크를 들고 건의하라’고 하셨지요.” 그게 시작이었다.

와인 특유의 맛과 향이 살아있는 술을 만들려면 일반 식용 포도보다 훨씬 당도(糖度)가 높아야 하는데, 이런 포도 품종은 한국 토양에서 농사가 쉽지 않다. 그런데 한국에서 흔히 재배되는 캠벨 얼리, 머스캣 등의 식용포도를 이용해 꽤 괜찮은 와인을 생산하는, 상식을 깬 와인메이커가 충북 영동군에 있다. 영농법인 ‘와인코리아’다. 영동에서 생산된 포도를 이용해 만든 레드와인 4가지와 화이트와인 2가지를 ‘샤토 마니’(Chateau Mani)란 상표로 판매하고 있다. 작년 매출 23억원을 올렸고, 올해는 55억원을 목표로 하는 최대 국산와인업체다.

윤병태(47) 대표이사. 10여년 전만 해도 와인을 만들기는커녕 마셔본 적도 없다. 포도 재배농민도 아니다. 경기도 인천이 고향인 그는 영동에서 기업과 학생들을 상대로 연수원을 운영해 꽤 짭짤한 재미를 보던 사업가였다.

땅이 척박해 옛부터 가난을 그림자처럼 달고 살던 영동이다. 1980년대 초반 포도라는 황금알 낳는 거위를 발견했다. 땅이 척박할수록 달콤해지는 포도의 특성 덕분에 영동은 포도산지로 이상적이었다. 너도나도 포도를 심었다. 논도 밭도 포도밭으로 변했다. 지금도 영동에서는 전체 농가의 60%가 넘는 4655가구가 2466㏊에 포도를 생산한다. 전국 재배면적의 9.5%에 달하는 엄청난 면적이다.

포도값은 1990년대 초반 과잉생산으로 폭락했다. 그러던 차에 포도가공공장을 세우자니, 얼마나 매력적인 제안이었겠는가. 도지사는 윤병태씨의 제안에 크게 기뻐했다. 당장 5000만원을 지원해줬다.

우선 ‘포도 막걸리’에 도전했다. “포천 이동막걸리가 그때 한참 떴지. 옹기독 800개를 구해다 김치독처럼 땅에 묻었어요. 막걸리와 포도즙을 섞어서 독에 붓고 짚으로 집 짓듯 뚜껑을 얹었어요. 몇 시간 지나니까 부글부글 끓어서 식초가 되는 거에요.” 군청에서 난리가 났다. “당신이 사업 제안했는데 결과가 없으니 5000만원을 토해내라는 거에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사업을 이끌라고 하데요. 한발한발 늪에 빠진거여.”

프랑스로 날아갔다. 세계적 와인생산지 보르도(Bordeaux)로 갔다. 한 와인업체에 일용직 노동자로 ‘위장취업’했다. “현지 교민과 한인회에서 신원보증을 서 줘서 일할 수 있었지요.” 포도를 수확했고, 컨베이어벨트로 날랐다. 와인을 만드는 탱크에 낀 포도 찌꺼기 청소도 도맡아서 했다. 업체들도 그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에겐 딴 속셈이 있었다. “와인 생산 모든 과정을 보고 싶었지요. 밤에 숙소에 돌아와서는 열심히 메모했지요.” 그렇게 한 달을 보르도에서 일했다. 한국에서 잠시 돌아온 그는 프랑스의 또 다른 와인산지 부르고뉴(Bourgogne)로 갔다. 또다시 노동자로 위장취업했다. 목적을 가지고 들여다보니 와인 제조 비결이 눈에 들어왔다. 와인 만드는 과정에 그의 머리 속에 새겨졌다. 프랑스에서 돌아온 그는 연수원을 팔았다. 폐교를 사들여 와인공장으로 개조했다. 이 공장이 오늘날 ‘샤토마니’(Chateau Mani)다. ‘마니산에 있는 샤토’란 뜻이다. 샤토는 원래 프랑스어로 성(城)을 의미하지만, 와인제조장으로도 흔히 쓰인다.


농민들은 냉담했다. 앞에서 찬성하다가 뒤돌아서서 “미친 놈”이라 비난하는 이들도 많았다. 와인공장 설립 반대 서명운동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반드시 해야 된다고 생각했지요. 국민소득이 낮을 때는 막거리와 소주가 잘 팔렸지만, 결국 와인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랬지요. 전자계산기 두드려 안 나온다고 포기하면 농민들은 어떻게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숙성과정이 문제였다. 서늘하면서도 일정한 온도를 일년 내내 유지할 공간이 마땅찮았다. 누군가가 “일제 시대 주민들을 강제 징집해 무기저장고로 쓸 굴을 팠다”고 했다. 이거다 싶었다. 토굴 93개를 발굴했다. 높이 4m, 폭 3m, 깊이 60~80여m. 1년 365일 섭씨 12~13도를 유지하는데다 적당히 습했다. 안성마춤이었다. 제대로 만들고 숙성한 와인을 1998년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반응은 싸늘했다. “우리 포도로는 우리 입맛에 맞춰 와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외국 흉내를 낸거지. 텁텁하고 꾸리꾸리하니 누가 먹냐구요.” 다음해에는 떫은맛을 없앴다. 평가가 조금씩 호전됐다.

“프랑스에서 일하면서 알게된 와인업자들에게 매년 와인을 보내주고 시음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기분 나쁘게 보내줍니다(보내온 평가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포도 당도가 떨어져 와인 향이 흐리다는 단점, 과제다. 당도를 높이는 방법도 연구중이다.

프랑스 사람들 평가에 반론도 만만찮다. “프랑스에는 사과로 만든 ‘칼바도스’란 술도 있잖아요.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나는 과일을 이용해 우리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 와인을 만드는게 살 길이라고 봐요. 한국만의 독특한 와인을 만들어야죠.”


●와이너리투어:서양에서는 포도밭과 와인제조장을 구경하는 ‘와이너리 투어(winery tour)’가 인기다. 이 와이너리 투어가 국내에서도 가능해졌다. 와인코리아는 매년 포도 수확철이면 와이너리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샤토마니를 방문하면 포도가 와인으로 변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서늘한 토굴에 드러누워 숙성을 기다리는 와인 수만 병이 장관이다. 마음껏 맛볼 수도 있다. 물론 모두 공짜다.


●가는 길:서울에서는 경부고속도로 → 황간IC → 좌회전, 4번 국도로 영동 방향 8㎞. 폐교를 유럽의 성(프랑스어 샤토(chateau)는 성(城)을 의미한다)처럼 개조해 쉽게 눈에 띈다.


●연락처:와인코리아 (043)744-3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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